암튼 어렸을 때 열을 심하게 앓고 나서부터 서서히 이렇게 되더라고. 암튼 그래도 보청기 끼면 어느 정도는 들려. 다행이지. 근데 한 감각이 무뎌지면서 다른 감각이 예민해지는 건지, 뭔지 자꾸 이상한 일을 겪게 되더라. 특히 난 귀로 들리더라고. 약간 아스라하게.?? 오늘 할 얘기는 두 달전에 겪은 얘기야. 아직도 소름이 끼치지만 한 번 해볼게. 그러다 우연히 (하루종일 하는 게 컴터밖에 더 있겠냐) 친구들이랑 다 같이 화상랜덤채팅을 했는데 아 이거 ㅋㅋ 괜찮은거야 재밌고.ㅋ 그 때를 시작으로 집에서 혼자 할 짓 없고 하면 한 두 번씩 접속했어. 나같은 경우엔 밖에서보다 사람 대할 때 위축되는 그런 것도 없고 하니까 이거 은근 자주 들어가게 되더라고ㅋ 어차피 뭐 밖에서 만난다 이런 생각은 애초에 없었으니까..
20분 내외의 애니메이션 하나를 주구장창 틀어 놓으니 점점 지루해지기 시작했고 저는 결국 잠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 순간 문득 눈이 떠졌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불이 꺼졌는지 온통 어두웠고 영상을 켜놓은 모니터도 꺼진 채였습니다. 그런데 꺼진 모니터의 스피커에서 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무언가가 빠르게 다가오는 소리가. 그 소리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분명 멀리서 뛰어오는 것 마냥 소리가 점점 커지는데 이상하게도 발걸음 소리라기엔 조금 가벼운 느낌이었습니다. 겁이 났던 저는 녹음실 문을 벌컥 열었습니다. 문을 열자 그 곳에는 제가 작업하는 애니메이션의 출연 성우가 있었습니다. 성우의 안색이 무척 안좋았지만 일단 저는 안심했습니다. 당신이었습니까? 발걸음 소리가 이상하게 스..
그의 말에 따르면, 엎드려 있는 이유는 전학 오기 약 한 달 전에 있었던 일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에 그는 집의 자기 방에서 게임을 하곤 했는데 문득 정신이 들고보니 방의 천장에 댄 판이 살짝 틀려 있는 게 보였다고 한다. 의자를 딛고 천장 위에 올라가서, 손전등으로 주변을 살피며 무엇 때문에 어긋난 건지 둘러보았다. 그랬더니 천장 위가 의외로 꽤 넓어서, 마치 끝없이 펼쳐진 듯 보였다. 그는 천장이 틀어진 이유를 찾는 걸 뒤로 하고 천장 안을 쭉쭉 걸어서 가보았다. 그런데 건전지가 다 닳았는지, 갑자기 손전등 불이 꺼지고 주변이 암흑에 휩싸였다. 조금 무서워서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너무 많이 왔는지 방의 불 빛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 천장에서 길을 잃은 셈이 되어버렸다. 난처했지만 일단 방을 찾아보자 싶..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부터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매주 일요일마다 신사를 찾았다고 한다. 할머니의 따뜻한 손을 잡는 것이 무척 기분 좋아서, 나는 참배 가는 것을 좋아했었다. 신사에 도착하면 할머니는 언제나 손을 모으고,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대단히 오랫동안 눈을 감고 기도를 올렸다. 나는 언제나 단순한 소원만을 빌고, 할머니의 진지한 옆얼굴을 바라보곤 했다. 할머니의 기도가 끝나면 [할머니, 뭘 빌었어?] 라고 물었지만, 할머니는 싱긋 웃을 뿐 한 번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저 언제나 돌아오는 길에 할머니가 사 주시던 아이스크림을 기대하며, 할머니와 이야기를 하며 돌아오곤 했다. 그러는 한편, 나는 어릴 적부터 영능력이 강하다고 할까, 계속해서 나쁜 영에..